작성자 운영자(juhos) 작성일 08-05-30 11:27 IP  61.149.***.**
제목 사천성 면양을 무사히 다녀왔습니다.추가 No   447
내용

오늘 오전 11시에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성도공항에 도착하여 막바로 면양시로 향하였다.
대로변에 텐트가 즐비한것이 보였는데, 계속되는 여진으로 아파트 앞의 광장이나 도로변으로 나와 천막을 치고 생활하는 것 같았습니다.
첫 일정으로 면양시 시정부 앞의 광장에서 북경나라문화와 중국 팬 클럽이 준비한 구호품과 한국 국제 기아대책 기구가 급히 준비한 구호품에 대한 간단한 기부의식을 가졌습니다. 기부의식에는 면양시의 ‘리위’ 시위원회 부부장과 면양시 구호품 총괄 담당 주임님, 그리고 ‘베이추안’에서 급히 오신 ‘베이추안’현의 현장님이 참석 하였습니다.

기부 의식의 마지막에 베이추안의 ‘베이추안 중학교’가 무너질 당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두명의 여학생이 현장에 도착 하여 장나라와의 간단한 만남을 가졌습니다.(400여명 학생이 사망하였으며 60여명이 중경상이지만 생존하였음) 이 두 여학생은 다음주에 미국으로 출국 하여 이번 사천 대지진에 대한 연설을 미국 국회에서 가질 예정인 학생들입니다.

현장 기부 의식이 끝난 뒤 ‘임시난민대피소’인 ‘구조우 체육관’으로 자리를 옮겨 구조 체육관안에 설치 되어있는 간이 텐트 소학교를 방문 하였습니다. 구조 체육관은 베이추안 도시가 무너진뒤 모든 주민이 대피해 있는 곳으로 체육관 주위로 피난민을 연상케 하는 엄청난 양의 텐트들이 빙 둘러져 있었습니다. 간이 텐트 소학교는 그 텐트의 맨 뒤쪽에 위치해 있었고 장나라가 도착 하여 학교에 들어 갔을 때는 수업을 진행 하고 있었습니다.

장나라가 교실로 들어 서는 순간 이제 소학교에 재학 중인 어린 학생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장나라 앞으로 몰려 들어, 학생과 학부모, 기자가 뒤엉키는 사태까지 발생하여, 소학교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일단 퇴장하고 외부에서 대기하였다가 장내가 다시 정리된 후에 다시 들어가 학생들과의 짧은 친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임시 난민 대피소는 정갈하게 잘 관리되고 있었고, 잃어버린 식구들을 찾는 게시판에서 오열을 맞춘 천막들이 그림처럼 깨끗하였습니다. 계속 방역활동을 벌이는 자원봉사자들과 질서를 책임지는 공안원들...밥을 퍼나르는 봉사자들... 모두 분주 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은 슬픔과 불편한 대피소 생활이 그들의 얼굴을 찌들게는 했어도 각계에서 보내온 산더미 같은 구호물품과 여기저기 급식봉사자들의 모습이 그들을 외롭지않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들의 표정이 이제는 무척 평온해 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장나라 일행은 면양시장님의 특별한 배려로 60킬로미터쯤 떨어진 폐쇄된 배이추안현을 향했습니다. 면양시 중심에서 점점 배이추안에 가까워 질수록 길가의 주택의 기와가 흘러내린 농도가 짙어지고, 드디어 20 킬로쯤 남은 곳에서는 주택이 무너지고… 전쟁터를 방불하는 지진피해 현장이 나타났습니다. 배이추안 현이 10킬로쯤 남은 ‘용안’이라는 현에서 군부대를 만나게 되었고, 어제 내린 폭우로 배이추안 현은 도저히 진입 불가능하다는 통보로 길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일행은 차에서 내려 용안현의 마을을 살펴보았습니다. 산사태로 집이 깔린 곳도 있고, 폭싹주저 앉은 집과 커다란 균열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건물들은, 건축이 부실했다기 지진이 얼마나 심했던가를 말하고 있었습니다. 마을에 집들마다 기왓장은 모두 흘러내렸으며 두꺼운 시멘트 옹벽조차도 쩌억 벌어져있었습니다. 그 건물들은 최소한 우리나라 농촌이나 중소도시의 그것보다 못한 건물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꼭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다시 말씀드려 우리에게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가 더 심할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사실을 우리가 깨우치고 대비하여야 한다고 말씀 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사람이 들어가 살 정도로 성한 집이라곤 단 한 가옥도 없는 그 마을사람들은 마당이나 길가에 천막이나 나무판자를 이용해 임시거처를 마련하여 거기서 음식을 만들고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사람들은 논에 모를 꽂고 있었고 비료를 뿌리는 사람과 옥수수 밭을 일구는 농촌생활의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참담함 속의 모심기와 가래질…. 비료뿌리는 모습은 정말 가슴 뭉클하게 하는 광경이었습니다.

마당에 주저앉아있던 노인에게 ‘사람은 안다쳤어요?’하고 물었더니 ‘밤에 지진이 닥쳤으면
다 죽었을꺼야… 그나마 낮에 닥쳐서 … 이동네 사람들은 모두 들판에서 일을 해서… 별로 안다쳤어… 정말 다행이야…’ 앞니 없는 노인은 설명하면서 천진하게 웃었습니다. 동네 꼬마들이 ‘짱날라 짱날라’하면서 순진하게 웃었고… 어려움 속에서 그들의 삶은 그래도 밝은 편이었습니다.

중대병력 정도의 인민해방군이 마을 곳곳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건물의 복구가 아니라 당장무너지는 위험을 제거하는 정도였고… 복구하려면.. 한 두해로는 어림도 없는 일처럼 보였습니다.

장나라는 사실 이번에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그곳까지 간 것이었구요. 그런데 반가워하는 사람들과 극성스런 기자들의 인터뷰와…. 뭐 어떻게 팔 걷어 부치고 달려들 틈이 없었죠. 계속되는 인터뷰를 제치고 차에 오르면서 장나라가 중얼거리더군요. ‘아이참… 인터뷰하러 온 게 아닌데…’
장나라의 아쉬움이 무엇인지는 알지만, 또한 장나라의 방문이 봉사만큼의 위로가 되었다고도 생각합니다. 그곳 사람들은 '이곳까지 이런 스타가 방문한 일이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무척 반가워하고 환영해 주었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인근의 난민대피소를 들려서 역시 ‘임시 천막 소학교’ 어린이들에게 학용품이며 장난감 과자 같은 중국 팬클럽이 준비한 선물들을 나누어주고, 용안현을 뒤로하며 2시간여를 달려 오후 8시경에 공항에 도착하였는데.. 우리나라 대통령께서 방문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어제 웬자바오 총리도 기차로 이곳에 도착하였습니다.

오늘 이곳에는 미국의 영화배우가 티벳과 연결해서 지진을 언급한 말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난 반감을 일으켰습니다. 우리 네티즌들의 이야기도 더러 반감으로 나오는 중입니다.
대통령의 급작스런 방문은 참으로 시기 적절하게 우호의 마음을 일으켰다고 하겠습니다.

주후2008.5.29.
사천성 면양을 다녀와서
북경에서 올립니다.


관련기사 추가 합니다
http://shrb.dzwww.com/shrbxw/xwjj/200805/t20080530_3651498.htm
http://shrb.dzwww.com/shrbxw/xwjj/200805/t20080530_3651495.htm

http://shrb.dzwww.com/shrbxw/xwjj/200805/t20080530_3651491.htm
http://tv.people.com.cn/GB/79889/7318925.html

http://ent.sina.com.cn/r/i/2008-05-30/07192042133.shtml
http://news.liao1.com/newspages/200805/2493149.html

 
 
 
members 242,432
 
8393  
   
 
   
2024.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