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운영자(juhos) 작성일 03-04-22 04:03 IP  211.20.***.**
제목 저도 영화에 대하여 한마디 드려볼까합니다. No   74
내용

고맙습니다. 전국에서 많은분들이 <오! 해피데이>를 봐주시고 즐기시며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감사하기 짝이 없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많은 호응속에서도 그동안 일부 신문이나 네티즌이 읽을 수 있는 글에 <오! 해피데이>에 지적하시는 점에 대하여 조금은 말씀드리고 싶은게 있어 졸필을 들었습니다.

낚시가 낚시광에게는 꿀같이 달콤한 시간이지만
싫어하는 사람들은 무료하고 지루하여 정신나간 사람들의 일이라고 여기겠죠. 영화도 장르에 따라 취향이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영화에는 많은 장르가있고 관객의 선호도도 서로 다릅니다. <오! 해피데이>는 <로맨틱코미디>로 공표하고 만든 영화이고, 그렇게 홍보하고 있습니다. 극장가를 살펴보면, <오! 해피데이>와 흥행에서 경쟁하려는 작품들이 너무 많습니다. 우선 개봉되는 국내외 영화가 정말 많아 졌군요....그러다보니 의도적인 안티도 많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본 것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편승하거나 그럴듯한 문장에 현혹되는 것보다 자기 취향에 안맞으면 재미없는 것이고, 재미있으면 취향에 맞는다고 보는것이 맞습니다. 나름대로 설명을 드려보지요.

장르의 특성을 무시한 평이나 발언은 자칫 오류를 불러 일으킬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절대다중이 보는 신문이나 인터넷에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영화 전문가가 아닌분들의 <평에 가까운 기사>를 대하면서 몇가지 <오! 해피데이>의 특성을 무시한 발언에 대해 해명해보고 싶습니다. 이것은 항변의 주장이 아니라 영화를 보는 순수한 관객의 이해를 돕고자 함입니다. 나는 재미있게 봤는데 남들이 그런 이야기를하니까 자신이 혹시 격이 낮은가 하고 의구심을 갖는분까지 계시더라구요. 말하자면 그런분을 위한 글입니다.

우선 오해피데이는 <해피한 로맨틱 코미디>이고, 로맨틱코미디는 남녀의 사랑을 있을법하게 풍자적으로 그려 관객으로 하여금 대리만족으로 인한 카타르시스를 추구하는 장르의 영화죠. 이런 장르라서 상업적이라거나 영화적 가치가 없다는것은 상당히 문제가있는 지적이라고 봅니다.

1.장나라 독주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스타플레이어 중심의 영화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장나라에 의존한 영화라는 비평에 장나라에 의존하면 안되는 이유의 설명없이 비하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더군다나 자기 맡은역을 차분하게 소화한 박정철군이나 장항선씨, 김수미씨, 김혜숙씨등의 연기는 사실적이면서도 극을 떠받히기에 충분한 발군의 기량으로 연기하였다는 호평을 받고있습니다. 그런데도 독주하는 영화처럼 보시는것은 혹시 스스로 영화내내 장나라만을 쳐다보신분의 말씀은 아닌지 생각하게합니다.

2.<장나라의 팬이 주로 십대다.김수미의 욕설이 타당한가?>라는 지적을 하시는분들도 계시더군요. 그러나 김수미씨는 훌륭한 연기자로 극중 인물을 실감나게 표현한 연기자입니다. 김수미씨의 연기에 나오는 욕설이 고향의 된장찌게 같은 구수한 정겨움 때문에 관객에게 큰호평을 받고있는데, 그것이 욕설로밖에 들리지않는 안목에 놀라움을 느끼지 않을수 없습니다. 사랑하기때문에 할 수 있는 휴매니티가 물씬 풍기는 실감있는 연기임을 부정 할 분은 얼마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영화에 제약이 많던 독재시절처럼 욕하면 무조건 안된다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좀더 의미를 새긴다면 서민의 훈훈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다고 봅니다.

3.개연성이나 타당성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그러나 모든 영화가 개연성을 따지고 타당성을 갖추어야하는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결국 허구의 이야기입니다. 다큐멘터리가 아니고 있을법한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만들어내는 것이고, 캄캄한 영화관에서 무한한 상상력으로 새로운 세계를 펼치는것이 영화라면, 개연성이나 타당성의 제한을 얼마던지 벗어날수있는것이죠. 황당한 개연성으로도 영화는 만들어지는것입니다. 굳이 영화에서 개연성을 따지려면 사실주의 영화에서 찾으셔야 합니다. 홍보에서부터 로맨틱코미디라고 주장한 영화에서는 적당하지않은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촬리 채플린이 기계속에 빨려들어가고도 살아있는것에 대해서 타당성이나 개연성을 언급하는것은 옳치 않으리라 봅니다.
<오! 해피데이>는 골치 아프고 어두운 세상에 웃음을 주는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4.<장나라의 연기가 오버액션이다 망가지는 연기다><그녀의 망가짐에 관객은 깜짝놀랄것이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동안 장나라가 맡은 배역은 내숭을 떨거나 청순 가련하게 보이는 전통적인 주인공의 굴레를 벗어나 활달하고 적극적인 현대 신세대 여성을 그려왔습니다. 그것은 신세대의 특징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연기를 한 것 이었고, 바로 그런 사실감 때문에 사랑 받아왔다고 봅니다. 그래서 앉아서 당하던 구세대 순진 청순 가련형의 주인공과 대별되어 남녀노소의 큰 사랑을 받아왔고, 한편으로는 그것에 적응되지 않는 분들의 비판도 들어온것이 사실입니다.
망가지는 연기가 아니라 현대 주인공의 스타일 아니겠느냐는 주장을 해보면서 이번에 특별하게 망가진것으로 표현하는것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더군다나 <명랑소녀>라던가 <내사랑 팥쥐>와 성격이 비슷하다고 보시는 견해는 영화를 너무 대충보시거나 선입견으로 보시는것은 아닌가 여쭈어보고 싶습니다. 언급한 드라마의 인물은 밝은 아이라는것 이외에 많은 성격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신세대는 사내녀석들이 공기놀이하고, 여자아이들이 제기차기를 하지 않던가요?
청순 가련한 주인공이 오히려 더 고착화된 연기이고, 배우만 다를뿐 성격의 변화없는 수십년의 비슷한 연기가 아닌가요?
장나라가 이제와서 망가지는 연기로 치닫는것이 아니고, 데뷔당시 출연한 씨트콤에서부터 술에 취해 횡단보도를 사다리로 착각하여 엉금엉금 기어가던 장면으로 사랑 받았고. 화장실 변기에 걸터앉아 휴지가 없어 당황한 연기로 호응 받아왔다면 이제와서 망가진다고 언급하는 자체가 이상한말씀 아닌가요? 망가지는것이 아니라 젊은 세대의 자유분망한 특징적 모습을 그리고 있다고 봐 주시면 어떨까요? 망가졌다는 표현이 어울리려면 고고하던 시절이 있어야하지 않나요?

6.기자시사회의 의미와 그것을 본 신문평에 대하여 말씀드리고 싶은것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영화는 아직도 이제 피어나는 꽃봉오리입니다.
좀더 많은 관객의 저변확대가 절실한 중요한 산업이며, 앞으로도 좀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야할 중요한 우리의 대중 문화입니다. 노력하고있는 대부분의 영화사가 개최하는 기자시사회는 이런저런 충고를 수렴하여 본편 개봉에 편집이나 잔손질을 더하겠다는 뜻과 영화를 널리 홍보하여 달라는 뜻으로 기자분들께 시사회를 여는것입니다. 그러니까 엄밀히 말씀드려서 기자시사회는 개봉되는 영화와 상당량 다를수도 있는것입니다. <오! 해피데이>도 물론 달라졌습니다. .
그러나, 일반인이 보기전에 <내가 먼저 보았노라. 볼필요없는 영화다. 재미없고 의미없다>는 식의 평가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론의 역할은 행위자와 관객과의 사이를 좁혀주는게 첫번째 의무이자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관객과의 첫 만남도 이루어지기 전에 기회 조차도 차단하는것은 관객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질책과 대안은 개봉한 다음에 관객의 반응과 함께 쓰셔도 늦지않고, 그때는 혹독한 비평을 가해도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절대다수의 신문과 네티즌께서 보도하여주시고 내용을 소개해 주어서 영화인으로써, <오! 해피데이>를 지켜보는 가족의 입장에서 엎드려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물론, 비평해 주시는것도 이왕이면 <오! 해피데이>를 좀더 좋은영화로 만들지 그랬느냐고 걱정해 주시기 때문이라는것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악의적인 글도 있어서 선별해보시라고 이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전국에서 이 불황의 시기에 엄청나게 호응해주시는 관객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너무 긴 글이어서 죄송합니다.
주후 2003.4.22 주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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