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관리자(rhksflwk) 작성일 04-06-30 21:07 IP  211.20.***.**
제목 스포츠서울 기사입니당~~~~ No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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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톡톡] MTV 일일극-주말극 바뀐거 아냐?


‘뒤바뀐 일일극과 주말극.’

MTV 일일연속극 ‘왕꽃선녀님’(임성한 극본·이진영 연출)과 주말드라마 ‘사랑을 할거야’(박지현 극본·이주환 연출)는 이야기의 소재나 극의 성격을 놓고 봤을 때 서로 자리가 뒤바뀐 꼴이다.

‘왕꽃선녀님’은 무속인의 삶이라는 범상치 않은 소재를 꺼내 놓았다. 무녀와 무속인의 피를 물려받은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무속인과 일반인의 이단적 괴리감을 좁히겠다는 게 제작진의 당초 의도였다.

그러나 일일극 시청자들이 소화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메뉴가 아닐 수 없다. 주중 매일 저녁시간에 드라마를 보면서 평이하지 않은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극단적인 캐릭터와 상황들을 참을성 있게 이해해야 한다는 것은 피곤한 노릇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사랑을 할거야’는 ‘일일극 같은 주말극’이다.

속을 후벼파는 엽기적이고 자극적인 드라마가 주류인 요즘 안방극장에서 제대로 길잡이를 해주고 있는 ‘명랑 코믹 홈드라마’다. 중년의 사랑을 겪는 부모 세대와 첫사랑에 빠진 자식 세대의 모습을 보기 좋게 그려내고 있다.

갈등 상황이 억지스럽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하면서도 일상적이고 현실적이다. 등장인물들의 흥미로운 볼거리도 즐거움을 더해준다. 머리염색과 매니큐어로 치장한 강석우의 패션, 40대의 김미숙과 30대의 김정난 등 연륜 있는 여자들의 코믹한 연기 변신, 화장기 없는 장나라의 순수함 등이 돋보인다. 여기에 이주환 PD의 깔끔한 연출력이 드라마의 뒷맛을 개운케 한다.

‘왕꽃선녀님’이 무겁고 진한 유화라면 ‘사랑을 할거야’는 가볍고 맑은 수채화다.

주중과 주말, 서로의 방송 시간대가 바뀌었더라면 드라마를 감상하는 시청자들을 위해 훨씬 좋지 않았을까 하는 물음표가 붙는다.

박지영기자 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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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