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운영자(juhos) 작성일 03-11-30 20:38 IP  218.50.***.**
제목 사랑하는 나라사랑 여러분..... No   111
내용

저의 <장나라 3집> 후기입니다.
길어요....3집에 크게 관심 있는 분만 읽으셔요...^^* 그래두...길어서 미안해요...

음반 발매가 늦어져서 우선 죄송합니다...
우선......이 말씀부터 드리고, 여기에 후기를 써서 그동안 곤고했던 마음을 정리하려합니다.

음반 만드는 일중에 마무리작업이 이렇게 힘이 들 줄 몰랐습니다..
좋은 작곡가님들의 곡을 모아서 선곡을 하고, 예쁜 사진을 골라서 아트웍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장나라 3집> 작업을 편한 마음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끊이지 않는 난관에 부딪히게 되더군요...

지난 초봄에.... 곡을 써 주시기로 했던 자우림 김윤아씨의 동경 공연장을 찾은 것이 3집 음악 모으기의 시작이었습니다...임용수 사장과 절반씩 나누어 곡을 모으기로 하고 저는 나라의 음악적 의견을 현실화하는 일을 착수 한 것입니다. 일본 친구들에게 부탁하고, 스위스에서 만난 음악가에게 곡을 받아보고, 미국의 신성호씨를 찾아가고...수많은 음악인들을 만나고 의견을 듣고 그것을 나라에게 전하고..그중에 골라서 나라와 들어본 곡만 80여곡에 가까웠습니다..
수준 있는 곡은 많은데 귀에 쏙 들어오는 타이틀곡 깜이 없어 애를 태우고....
워커힐의 음악훈련캠프에서도 수많은 곡을 장나라가 직접 불러보며 선곡을 하였습니다.
똑 부러지는 타이틀곡을 찾지 못한 채로 지난 10월초부터 녹음작업을 시작하였죠...
장나라가 녹음한곡만 20여곡이 넘었습니다. 그래도 이때까지는 그래도 순탄하였습니다.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음반의 최종 믹싱 단계에서부터였습니다.
생각 할 수조차 없는 실수들이 곳곳에서 벌어지는데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게 되어버렸습니다.....한편으로는 녹음한 곡 중에 이곡이 좋다 저곡이 나쁘다 갑론을박하며....

우선 장뺀의 청주 대한펄프 공장 <순백의 사랑 콘써트>에서였죠...
첫 등장에서 3집의 <나도 여자랍니다>를 부르기로 했는데...리허설까지 무사히 마치고 관객 입장하는 동안 공장 견학등으로 휴식을 취하고 무대로 돌아왔죠..공연장은 음향팀이 지키고 있었고요. 드디어 행사가 시작되어 첫곡의 연주를 하려는데 악기중에 시작음을 내는 피아노가 소리가 안나는 것 이었습니다. 이리 뛰고 저리 뛰어도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여 급한 중에 피아노 빼고, 첫음을 드럼으로 시작하여 전주를 시작하였습니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장나라 등장...노래를 시작했는데....1절을 무난히 부르는가했더니...그만 1절끝의 토씨가 2절로 옮겨지고 가사를 놓쳐 후렴에서 멍하니 서있게 되는 어이없는 실수로 연결되었죠....다행히 늘 연습을 지켜보던 코러스 지의섭 남기오군이 이 대목을 재치 있게 대신 불러 얼버무렸답니다.
관객은 처음 듣는 노래여서 잘 느끼지 못하였다가 장나라의 사과로 알게 된 이 사고는 음향팀의 누군가가 실수로 전자피아노 음향을 뮤트 시켰기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총연습까지 끝난 무대에 있을 수 없는 이상한 실수이지만 생겨버렸고, 반주에서 가장 중요한 피아노 소리가 없었으니 가수는 많이 혼란스러웠겠죠..

음반의 노래 중에 <기도>라는 곡의 믹싱을 마지막으로 끝내고 마스터링 작업을 하였습니다.
음반 제작회사 직원이 저의 사무실로 음반 마스터를 가지러 오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장나라가 정말 우연히 저의 사무실에 들려서 모니터를 하게 되었는데 박자가 틀린다고 속상해하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의 음악 프로듀싱을 맡은 신성호씨가 직접 한국에 와서 임시반주에 목소리 녹음을 하여 미국으로 가지고가서 세션 연주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장나라의 노래가 박자보다 약간 늦는듯하게 녹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믹싱 디렉터였던 안진우씨는 일부러 그루브를 타느라고 느리게 한줄 알았다하고...
못마땅해 하는 장나라의 얼굴을 보며 과감한 결정이 필요해졌습니다. 장뺀의 긴급회의는 새벽 3시에 소집되었고, 저는 그 자리에서 원인을 찾아 미국에 전화하고, 미국에서 음악 수정작업을 하는 한편 새벽 4시부터 반포근처의 녹음실을 급박히 수배...피아노 녹음을 다시 하게 되고..난리 복구통이 시작되었죠.

그러고도 두 번을 더 믹싱한 다음에야 <기도>를 완성하여 다시 마스터링...작업....
다음날 새벽 4시 완성된 마스터를 듣던 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책상위의 재떨이인지...전화기인지를...분간못하고 집어던질 정도로 엄청난 실수가 발견되었습니다. <그게 정말이니>밴드버젼은 원래가 3분 4초 음악이었는데..천신만고 끝에 완성된 마스터링은 2분 47초밖에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알고보니 인트로가 빠져버린 것이었습니다. 인트로 ....그 음악의 얼굴....인트로가 없이 마스터링 되는 이런 실수는 그야말로 녹음과정의 속성상 50만분의 일도 안되는 실수였습니다...

<그게 정말이니>밴드버전을 다시믹싱하고...다시 또..마스터링...
다음날 밤 12시에야 마스터가 공장으로 넘겨졌습니다.
1시쯤이었을까요? 이제 다 끝났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장뺀의 몇몇분과 사무실 스탭들이 야식집에 보쌈과 족발을 시키고 기다리는 중인데...갑자기 제 사무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이왕구 실장이 허연 얼굴로 헐레벌떡 들어오더니...<선생님...마지막을...제가 장식하네요....DVD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번에는 DVD의 뮤직비디오 두편이 제목과 내용이 뒤바뀌는 실수가....
이왕구 실장은 그길로 달려나가 일산의 DVD업체에가서 수정작업을 해서 경기도 광주의 음반공장으로 날아가게 되었죠...이것이 23일 밤....아니 24일 새벽의 일이었습니다...
음반은 늦어질 수밖에 없게 되어버렸죠...출반이 예정된 25일에야 샘플음반이 제게 도착하였죠......공장은 밤새워 가동되었습니다...그래도 27~8일경 음반을 시중에 배포할 수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유통업체와의 이런 저런 과정이 다시 약간의 말썽을 일으키며 12월 1일로 발매가 연기되어 버렸습니다. 주말이 되다보니 배포작업과 수요공급량에 CD 제작공정이 미치지 못하여 전국배포가 원활하지 못하다는 주장을 무시 할 수 없어진 것입니다...

다시한번의 어이없는일로 이왕구 실장보다는 제가 더 마지막 실수를 장식하게 되었습니다
음반 미리듣기를 윈앰프에서 들려드리거나 음반 보도자료를 만들며 제가 또 실수를 한거죠... 신성호씨를 통하여 받은 <기도>와<그게 정말이니>두곡이 <신성호 작곡>으로 소개 된것입니다. 신성호씨를 통하여 음악적 모든 일을 하다보니 헷갈린 실수였는데, 그러나 음반 아트웍에는 제대로 들어갔죠...과정에서 팬들에게 보도자료가 알려지며 작곡한 진영진씨에게 어찌나 미안하던지....사과는했지만....제발 이것이 3집의 마지막 실수이기를 간절히 기도한답니다.

시도 때도없이 제게 불려나와 고생해준 장뺀과 미국의 신성호,진영진씨...그리고 버럭버럭 소리지르는 급한 저의 성격탓에 깜짝깜짝 놀라던 프로듀싱을 맡은 퓨어의 서동성씨, 급히 끌려다니고도 아트웍에 이름 한자 안들어간 엔지니어 서승현씨 너무너무 죄송하구 감사하구요.
때 아니게 발매일을 다시 고지하지못하여 음반가게로 우왕좌왕 뛰어다니신 나라사랑 여러분께 정말 죄송합니다. 저의 손발처럼 움직여준 나라짱닷컴의 이왕구실장과 직원여러분께도 엎드려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나라사랑 여러분.....
12월1일 월요일...<장나라 3집 음반>을 시중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황당한 일도 많았지만 정성과 노력은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많이 사랑해주시기 부탁드리며 다시 한번, 예정보다 발매가 늦어졌음을 사과드립니다.

주호성 올림

 
 
 
members 242,432
 
8394  
   
 
   
2024.04.25